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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이미 혈액형의 유전에 대해서 중학교 때 배웠다. 그 때 배운 지식을 활용해보면 AB형과 O형 부모 사이에서는 A형, 혹은 B형의 아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AB형인 사람은 한 쌍의 염색체 중 하나의 염색체에는 A형, 또 다른 염색체에는 B형을 가지고, O형인 사람은 한 쌍의 염색체 전부가 O형을 나타내므로 우열관계에 따라 A형 혹은 B형의 형질이 발현되기 때문인데, 드물게 AB형과 O형 부모 사이에서 AB 또는 O형의 아이가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매우 낮은 확률로 A와 B유전자가 모두 하나의 염색체 위에 존재하는 경우에 생기는 일인데, 이를 바로 Cis - AB형이라고 한다. (화학에서 cis형과 trans형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Cis-AB형은 일종의 돌연변이로써, 돌연변이이긴 하지만 살아가는데엔 큰 지장이 없다. 그리하여 처음 생기고 나서부터 계속해서 자손들로 전달되어갈 수 있었고, 현재 한국 남부 토착민과 일본 오키나와 주민들에게서만 소수가 발견된다고 한다.

 

 



<일반혈액형과 Cis -AB형 혈액형의 비교>

 

 Cis - AB형은 유전학적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Cis - AB형의 분포를 통해 돌연변이가 일어나 Cis - AB 혈액형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 한반도 남부의 백제계 사람들이고, 이렇게 동일 조상에서 시작된 인구 집단이 한국 남부와 일본 오키나와에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은 따로 다른 혈액형에게 수혈을 하거나 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현재 Cis-AB형 혈액형끼리 따로 조직을 만들어서 수혈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 Cis- AB형이 발견되기 전까지 많은 엄한 사람들이 친부모, 친자식이 맞냐는 오해에 시달렸을 텐데, 이제는 미리 잘 알아두고 혹시 나중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태에 대해 대비해 놓는 것이 좋겠다. 이를 모르고 있다가 이혼이라도 하면 그야말로 바보같은 짓일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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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태아에서 손이 형성될 때, 또 올챙이의 꼬리가 사라져 개구리가 될 때 그 몸체를 구성하고 있던 세포들은 스스로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세포가 감염되거나 손상을 받은 경우나 수명을 다한 경우에도 세포들은 스스로 자살한다. 여기서 세포의 가장 정교한 신호전달경로 중 하나인 아폽토시스(apoptosis), 쉽게 말해 세포의 자살을 볼 수 있다.  이 과정 동안에는 DNA가 잘라지며, 세포 내 소기관들과 세포질 성분이 조각나게 된다. 세포는 수축되고 갈라져 막으로 둘러싸인 조각으로 나누어지며, 이들은 식세포에 흡수되고 소화되어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그리하여 비정상적인 세포가 그대로 죽어 주변의 세포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는다. 

 

<아폽토시스가 일어나고 있는 세포(옆의 백혈구가 처리하고있다)>

 

 아폽토시스가 일어나는 과정에는 다양한 유전자와 단백질이 영향을 끼친다. 아폽토시스는 유전자의 활성이 아니라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해서 일으키는데 여기서 단백질들은 보통 항상 세포 내에 존재하나, 불활성인 상태로 존재하여 보통 상태에는 세포자살을 억제한다. 만약 세포가 죽음 신호를 받게되면 이 신호가 억제를 풀게 하여 세포의 여러 소기관들을 분해하는 효소를 활성화시킨다. 이 단백질분해효소를 카스파아제부른다. 

 

 인간이나 기타 포유동물에서는 15종류 이상의 서로 다른 카스파아제가 관여하는 여러 경로가 아폽토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 사용되는 경로는 세포에 따라, 그리고 아폽토시스를 유발하는 신호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이 중 한 주요 경로에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이 사용되는데, 이 아폽토시스를 유도하는 단백질은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구멍을 만들어 아폽토시스를 촉진하는 단백질을 방출할 수 있다. 놀랍게도 이러한 단백질에는 정상적인 세포에서는 ATP를 합성하는데 관혀하지만 미토콘드리아 외부로 방출되면 세포의 죽음을 일으키는 인자인 시토크롬c가 포함된다.

 

 아폽토시스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단백질들이 서로 다른 요인으로부터의 신호를 통합하여 아폽토시스 경로를 활성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호는 주로 외부에서 오게 되는데, 이들은 대개 이웃한 세포에서 방출된다. 세포 죽음을 유도하는 물질이 세포에 신호를 주면 미토콘드리아 경로를 거치지 않고 아폽토시스를 유도하는 카스파아제나 기타 효소를 활성화시키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렇게 세포의 내부 및 외부에서 주어지는 죽음의 신호와 생존의 신호를 결합하여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하게 된다.

 

 아폽토시스는 거의 모든 생물에서 일어난다는데, 그만큼 중요하고 필수적인 작용이라는 뜻일 것이다. 세포들은 항상 자신이 전체를 위해 필요한지를 판단하고 그렇지 않을 시에는 자살을 통해 전체에 피해가 미치는 것을 막는다. 만약 세포가 자신이 피해가 된다는 것을 알고도 죽으려 하지 않는다면 이는 생명체에 큰 피해가 될 텐데, 이런 세포들이 바로 암세포이다. 암세포들은 자신의 불멸을 위해 전체를 희생시키는 것이다.

 

 

 

Posted by 헤테로
바이러스가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 형태로써 숙주세포 밖에서는 그저 단백질과 핵산(RNA, DNA)의 결정체이고 숙주 세포 안에 있어야 물질대사를 하고 증식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어찌 보면 가장 단순해 보이는 감염체 같지만 바이러스보다도 더 단순한 감염체가 있다. 바로 비로이드프리온이다.

 

 비로이드(viroid)는 바이러스만큼 작고 단순한 또 다른 종류의 감염체이다. 이들은 200~300 뉴클레오티드(핵산을 구성하는 분자) 정도로 구성된 RNA 분자로 식물체를 감염시킨다. (사람의 경우 약 30억개의 뉴클레오티드로 DNA가 구성되어 있다.) 비로이드는 단백질을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숙주 세포 내에서 숙주세포의 효소를 이용하여 자신을 복제할 수 있다. 이 작은 RNA 분자는 식물의 성장을 조절하는 조절체계에 이상을 일으킨다고 한다. 필리핀에서 천만 그루 이상의 코코넛 야자나무를 죽인 카당카당이라 불리는 병이 비로이드에 의한 대표적인 질병이다.

 

 비로이드는 작은 단일분자이긴 하지만 핵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핵산이 자기 복제를 한다는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광우병의 원인으로도 잘 알려진 프리온(prion)은 핵산이 아니라 자기복제가 가능한 감염성 단백질이다. 프리온의 두 가지 특성이 주목할 만 한데, 첫째로 프리온은 매우 천천히 작용하여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약 10년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다. 잠복기가 길어지면서 감염원을 확인하지 못한 채 증상이 처음 나타나기도 전에 여러 차례 전염되곤 한다. 둘째로 프리온은 실질적으로 파괴하기가 불가능하다. 프리온은 포통의 조리온도에서는 파괴되지도, 활성을 잃지도 않는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광우병같은 프리온성 질환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

 

  

<정상 프리온(좌)과 변형 프리온(우)>

 

 

 그렇다면 핵산도 아닌 단백질인 프리온이 어떻게 자기 복제를 하고 다른 생물들에게 전염 될 수 있을까? 프리온을 만드는 유전자는 사람의 20번 염색체에 존재한다고 알려져있다. 정상적인 프리온은 몸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프리온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등의 원인에 의해 변형 프리온이 생기게 된다. 이 변형 프리온이 접촉하는 정상 단백질은 변형 프리온의 형태로 전환되어 사슬 형태의 변형 프리온 응집체가 길어지게 된다. 그 후 이 변형 프리온 응집체가 몇 조각으로 나뉘고, 또 각각의 변형 프리온 섬유가 길어지는 것이다. 프리온이 응집되면 정상적인 세포 기능이 저해되어 질병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변형 프리온이 뇌 조직으로 침투했을 경우 뇌 조직에 해면 구조를 만드는 치명적인 뇌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 프리온 단백질의 복제 과정 >

변형 프리온(곡선 모양)이 정상 단백질(원모양)과 접촉하고 정상 단백질을 변형 프리온으로 전환시킨다.

(스크래피는 프리온의 일종이며 광우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다.)

 

 프리온은 1980년대 프루시너가 처음으로 제안한 가설이고 현재 이 가설이 널리 수용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계속 프리온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데, 최근에는 프리온성 질병의 하나인 크로이츠펠트 - 야콥병 환자의 뇌 척수에서 프리온을 발견하는 데 성공하여 다른 프리온 질환들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상 프리온이 변형 프리온으로 변환되는 가정을 저해하거나 프리온에 감염된 세포를 치료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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